yes조선일보2026. 4. 19. PM 3:56

휴전 종료 D-2… 트럼프 “美협상단 파키스탄행”

CNN “이란 협상단도 21일 도착”美 “합의 거부 땐 발전소 파괴”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재봉쇄17일(현지 시각), 미 육군 AH-64 아파치 헬기들이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순찰 임무를 수행 중이다. /미 중부사령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 대표단이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가고 있으며, 내일저녁에 도착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시한(미 동부 시각 21일·이란 시각 22일)을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군사적 충돌이 재개되는 상황에서 이란과의 2차 종전 협상 개시 방침을 직접 알린 것이다. 한편 이란 협상단도 21일쯤 파키스탄에 도착할예정이라고 CNN이 이날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2차 협상은 21일 이후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J D 밴스 부통령이이끄는 미국 협상단은 지난 11~1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종전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주말 내내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대치가 격화하며 전쟁이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이란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에 발맞춰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 개방한다는 정부 발표를 하루 만에 180도 뒤집고 민간상선에 대한 무력 공격을 감행했다. 영국해사무역기구에 따르면 18일 오만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IRGC 연계 고속정 2척이 유조선 1척을 향해무선 교신을 통한 경고 없이 발포했다. 이어 오만 북동부 해상에서도 컨테이너선 1척이 미확인 발사체에 공격당해 컨테이너 일부가 파손됐다. 피격선박들은 인도 선적으로 확인됐으며, 인도 외무부는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초치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전날 해협 일시 개방 발표 이후 유조선10여 척이 통과했으나, 재봉쇄 선언 직후 선박들은 이란 해군의 무전을 받고 항로를 변경했다. IRGC는 해협 통제 이유로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유지를 지목하며 “미국이 봉쇄를 해제하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하는 선박은 적에 대한 협력으로 간주해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IRGC 내부에서는 ‘3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키는 위협 발언까지 나왔다. 이날 모하마드 레자 나크디 IRGC 사령관 자문관이 “적대행위가재개되면 최근 제조한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할 수 있다”며 “교전이 지속되면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이란 매체들이 전했다.파키스탄은 2차 협상 준비 미국·이란 2차 종전 협상 장소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19일 경찰관이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밴스는 협상 불참… 혁명수비대 “교전 재개 땐 세계대전”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트럼프는 18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헤그세스 국방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장 등 행정부 외교·안보 수뇌부가 총출동했다.트럼프는 긴급회의에 앞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이란을 향해 “그들은 해협을 다시 폐쇄하길 원했지만, 우리를 협박할 수 없다”며 “지난47년간 해왔던 것처럼 좀 교묘하게 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하루 뒤 트럼프가 직접 2차 협상 개최를 발표하면서 미국과 이란 양측의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트럼프는 2차 협상 개최 소식을 알리는 동시에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다. “우리의 매우 공정하고 합리적인 제안을 이란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모든 다리를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더 이상 착한 척하지 않을 것이고, 나는 지난 47년간 다른 대통령들이했어야 할 일을 해내는 영광을 누릴 것”이라고도 했다. 1979년 친서방 정부를 무너뜨리고 집권한 이슬람 신정(神政) 세력의 강제 교체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다.앞서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는 파키스탄 군사령관을 통해 전달받은 미국의 새로운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농축우라늄 처리 문제를 둘러싼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이란 내 지하 시설로 들어가 핵 찌꺼기를 파내 미국으로 가져올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차관은 “우리는 어떠한 농축 물질도 미국으로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우라늄 포기 불가 입장을재차 확인했다.협상과 별개로 미국은 이란을 겨냥한 군사·경제적 압박의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17일 미 중부사령부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은 이란항구를 겨냥한 역봉쇄를 “트럼프 대통령이 유지하라고 지시하는 한 필요한 기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미군은 며칠 내로 호르무즈해협을 넘어 태평양 등 세계 곳곳의 공해상에서 이란 연계 선박을 나포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미 재무부는 ‘경제적 분노 작전’의 일환으로 이란의석유 해외 판매 네트워크를 제재 대상에 올렸고, 토드 블랜치 법무부 장관 대행은 제재 대상 원유 구매자를 모두 기소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대통령은 “봉쇄가 유지되면 불행하게도 우리는 다시 폭탄을 투하해야 한다”며 협상 결렬 시 공습 재개 가능성까지 거론했다.호르무즈 해협의 대체 운송로인 홍해 항로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이 지역을 오가는 상선을 위협해 온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관계자는19일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란 종전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역시 대국민 연설에서 “협상에서 진전은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이견과 근본적인쟁점들이 남아 있어 최종 합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하티브자데 차관은 “우리가 합의의 틀에 의견을 모을 때까지 향후 회담 날짜를잡을 수는 없다”며 미국의 과도한 요구 철회를 촉구했다. 다만 종전 협상의 1차 시한인 21일을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양측의 강경대응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고도의 막판 기싸움일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