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중앙일보•2026. 4. 21. AM 4:56
'음모론' 떠돌던 美과학자 '연쇄 사망설'…트럼프, 진상규명 나섰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을 비롯한 미국의 우주와 항공, 원자력 분야를 연구하던 과학자 11명이 최근 연이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사건이일어나면서 의혹이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과학자들의 연쇄 실종 및 사망사건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당초 온라인에서 떠도는 음모론에 가까웠던 ‘과학자 연쇄 실종 사건’은 단순한 의혹을 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백악관 대책회의에서 다뤄졌고, 결국 연방수사국(FBI)이 사실상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FBI는 외국의 간첩 활동의 결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20일(현지시간) 뉴스위크와 더힐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2022년 이후 미국 전역에서 11명의 과학자가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들 가운데는 나사연구소 소속 연구원 3명을 비롯해 세계 최초로 핵폭탄을 만든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연구원 2명 포함돼 있다. 이들은 주로 행성 및 소행성을비롯한 천체와 제트 추진체 등 우주 분야, 핵기술 등 국방 분야를 연구하던 사람들이다.핵기술과 우주 관련 연구를 벌이던 미국의 과학자 11명이 연쇄적으로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건과 관련한 의혹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된 가운데,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관련 사안에 대한 회의를 거쳐 FBI의 수사를 지시했다. 폭스뉴스 캡쳐특히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만 마이클 데이비드 힉스(2023년 7월 사망), 프랭크 마이발트(2024년 7월 사망), 모니카레자(2025년 6월 실종) 등 3명이 사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사망하거나 종적을 감췄다. 또 나사와 협력해 외계 행성 주변에서 물을발견한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의 천체물리학자 칼 그리마이어는 지난 2월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걸린 안내판. AFP=연합뉴스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선 앤서니 차베스(2025년 5월)와 멜리사 카시아스(2025년 6월)가 잇따라 실종됐다. 이어 지난 2월엔기밀로 분류된 우주 무기 프로그램을 총괄했던 퇴역한 공군 소장 윌리엄 닐 맥캐슬랜드가 실종됐다. 그가 근무했던 오하이오 공군 기지엔 뉴멕시코주로즈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외계인 잔해가 보관돼 있다는 소문도 돈다.이밖에 캔자스시티 국가안보캠퍼스에서 핵무기용 비핵 부품을 제조하는 일을 하던 스티븐 가르시아는 지난해 8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자택을 나선 뒤실종됐고,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핵물리학자 누네 루레이로는 지난해 12월 자택에서 총격으로 숨졌다.2019년 9월 미국 네바다주 레이첼에 위치한 미군의 비밀기지 '에어리어 51'의 입구가 차단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그동안 이들의 사망·실종은 개별 사건으로 다뤄져 왔다. 그러나 인터넷 등에 다양한 의혹이 떠오르면서 정부 차원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5일 과학자들의 연쇄 실종 및 사망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의혹이)사실이라면 행정부가 조사할 가치가있다고 판단할 사안”이라고 답했다.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금 그 문제에 대한 회의를 마쳤고,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라며 백악관차원의 별도 회의가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우연한 사건이기를 바라지만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며 “앞으로 일주일 반가량 안에(진실을)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선 진상 규명 지시에 FBI가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레빗 대변인은 지난 17일 온라인 성명을 통해 “정당한 의문점들과진실 규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고려해 백악관은 모든 관련 기관 및 FBI와 협력해 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FBI는 아직 개별 실종 및 사망 사건들의 공통점을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사건이 해외에서 벌인 간첩 활동의결과물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의회 차원에서의 조사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에릭 벌리슨(공화·미주리) 하원의원은 19일 X(옛 트위터) 계정에 “이번 사건은 외국의 공작과연관이 있을 수 있다”며 “FBI가 전면 개입할 수 있도록 민주당 의원들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특히 “미국은 핵기술을 비롯해 첨단무기, 우주 분야에서 중국·러시아·이란과 경쟁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를 사실상 잠재적 공작의 주체로 지목했다.제임스 코머(공화·켄터키) 하원 감독위원장도 “의회는 이번 사안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음모가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인다”고 주장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제89공수비행단 부사령관과 인사를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의혹이 확산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애리조나에서 열린 보수 성향 단체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서 “매우 흥미로운 문서들을 많이발견했다”며 “조만간 공개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직접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는 지난 2월 연방정부에 UFO와 외계 생명체, 미확인 이상현상(UAP) 관련 문서를 공개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발언으로, 트럼프대통령은 당시 “기밀 확인”을 지시하면서도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