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조선일보•2026. 5. 1. PM 3:47
트럼프의 주독미군 감축 발언에… 美 국방부 당혹, 獨은 “대비 중”
‘스페인·伊 미군 줄일건가’ 질문에트럼프 곧장 “아마도”… 감축 시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해서도 주둔 미군 감축을 고려할 수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독일에 이어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미군 감축 대상으로 언급된 것이다. 스페인은 이란 전쟁 발발 후 미군기의 자국 영공통과 금지 조치 등을 내리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 동맹 중 트럼프 행정부와 가장 크게 충돌했다. 이탈리아도 트럼프와 교황 레오14세의 갈등의 여파로 그동안 끈끈했던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트럼프의 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됐다.트럼프는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스페인과 이탈리아에도 독일과 같은 조치를 검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마도”라고 답했다.그는 “이탈리아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고, 스페인은 형편없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했을 때 그들은 없었다”며“우리는 그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을 지원하지 않은 점을 거듭 거론한 것이다.트럼프의 말이 즉흥 발언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특정 국가를 일일이 거론하며 이들 나라에 직설적 유감을 표했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대(對)이란 전쟁 수행 과정에서 동맹 동향을 모두 체크하고 보복 조치를 취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한편 미국 국방부는 주독 미군 감축 계획을 전혀 검토하지 않던 상황에서 트럼프의 기습적 발언을 접하고 충격을 받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국방부는 트럼프의 주독 미군 감축 검토 발언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어떤 감축도계획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발언을 두고 최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며 트럼프대통령을 비판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반면 미 국방부의 당황스러운 기색과 달리, 독일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주독미군 감축 예고에 대해 “우리는 이에 대비하고 있으며 나토 내부에서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또한 “솔직히 말해 새로운 소식이 아니고 오래전부터 분명했던 사실”이라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다만 현실적인 감축 실행 여부에는 비용과 전략적 한계가 지적된다. 유럽 주둔 미 육군 사령관을 지낸 벤 호지스 예비역 중장은 월스트리트저널에“주독 미군 자산은 미국을 위한 것이지 다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독일에 있는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 등은 미국 국익을 위해대체 불가능한 기능을 하고 있으며, 병력을 타국으로 이전하거나 본토로 귀환시키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도 제약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