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중앙일보2026. 5. 10. PM 4:16

故이예람 중사 유족, 보험금 소송 승소…“청구권 소멸 안 돼”

고(故) 이예람 중사 2주기인 21일 오후,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 씨가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지키고 있다. 최서인 기자군 내 성폭력 피해로 세상을 떠난 고(故) 이예람 중사의 유족에게 보험사가 상해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이번 판결은 자살 사건에서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가 시작되는 시점을 사망 당일이 아닌 사망 원인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순직 결정 시점으로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부장판사 장지혜)는 지난달 3일 이 중사의 유족 2명이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제기한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재판부는 보험사가 유족 각자에게 3억 원씩 총 6억 원과 이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했다.이 중사는 2021년 3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근무 당시 선임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같은 해 5월 군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목숨을 끊었다.이 중사는 사후 약 2년이 지난 2023년 2월에서야 공군으로부터 순직을 인정받았다. 성추행 피해와 함께 부대 내 조직적인 2차 가해로 인한정신적 고통이 사망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판단 때문이었다.유족은 이를 근거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상태에서의 자해’에 해당한다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 측은 보험 사고발생일(사망일)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지급을 거부해 왔다.1심 재판부는 “군 조직의 특수성과 이 중사가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기 꺼렸던 정황을 고려할 때, 유족이 사망 원인이 외부 요인에 있음을객관적으로 확인한 시점은 순직 결정을 통보받은 2023년 2월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순직 결정 전까지는 보험금 지급 대상인지 여부가 불분명했으므로 소멸시효 역시 그 시점부터 진행된다는 논리다.또 유족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사망 원인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보험사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유족 측 법률 대리인인 방민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보험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에 대해 무조건 지급을 거절해 온 관행에 경종을 울린것”이라고 평가했다.보험사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