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조선일보2026. 5. 14. PM 3:46

美, 폴란드에 기갑여단 배치 전격 취소… 유럽서 감군 빨라지나

선발대·장비 등 도착했는데도 철회주독미군 감축 이어 지원 축소 속도美언론 “軍 비용 절감과 관련된 듯”러 국경 맞댄 나토국 안보 우려 커져미 육군 제1 기병사단 예하 제2기갑여단전투단 소속 병사가 훈련 도중 정찰용 무인기를 살펴보고 있다. /미군 홈페이지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동부 전선에 배치하려던 기갑여단 파병을 취소했다. 해당 부대가 이미 파병 준비를 마치고 병력과 장비 일부가이동 중인 가운데 갑작스럽게 내려진 결정이다. 앞서 주독 미군 5000여 명 감축 발표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대서양 동맹’ 유럽에 대한 안보지원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유럽 내 미군 감축의 연장선1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폴란드에 배치될 예정이던 제1기병사단 예하 제2기갑여단 전투단의 파병을취소했다. 해당 부대는 이미 이달 초 파병 기념 행사를 열었고, 선발대와 일부 장비가 폴란드에 도착한 상황으로 전해졌다.제2기갑여단 전투단은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이라크전 등에 참전한 일명 ‘블랙잭 여단’으로, 4000명 규모로 알려졌다. 1960년대초에는 한국에 주둔하기도 했다. 이 부대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국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을 보호하고러시아의 영토 확장을 억지하기 위해 시작한 순환 배치·훈련 작전 ‘애틀랜틱 리졸브’에 투입돼 왔다. 주요 임무 지역인 폴란드 동북부는 나토동부전선의 핵심 거점이다. 친러 국가 벨라루스, 러시아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 등과 불과 수십㎞ 떨어져 있다.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유럽 내 미군 감축 계획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미 국방부는 이달 초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5000여명을 6~12개월에 걸쳐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약속했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및 다크이글 극초음속 미사일부대의 독일 배치 계획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도 병력 감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다만 파병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배치가 취소되는 것은 미군 내에서도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후방 기지가 아니라 나토 국경 최전방에배치되는 부대가 대상이 되면서 국방부 내부에서도 당혹감이 작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여단이 9개월 순환 배치를 마친 뒤 후속 부대를투입하지 않는 방안을 미 유럽사령부가 권고하긴 했지만, 이미 시작된 배치를 중도에 중단하는 방안은 논의된 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WSJ는 “당초 미국의 병력 배치 태세를 조정하기 위한 절차가 체계적으로 마련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감축이 앞당겨지면서 내부적으로 동요가 상당한상황”이라고 했다. ABC뉴스는 이란 전쟁 여파로 예산이 부족해진 미 육군이 훈련을 대폭 축소하는 상황에서 배치 취소가 알려진 점에 주목하며육군의 비용 절감 움직임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2년 2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브래그 기지에서 동유럽에 보낼 군 장비를 수송기에 싣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나토 국가들 안보 우려 커져이번 조치로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가 우크라이나 전쟁 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초 6만~8만명 수준이던 유럽 내 미군병력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가 다시 8만명으로 줄어든 상황이다(지난해 4월 기준). 여기에추가 감축이 이어질 경우 전쟁 전 평시 수준보다도 더 적은 규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토 회원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은 자국 영토 내 미군주둔을 러시아에 맞서는 안보 핵심 수단으로 여겨왔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루마니아 등은공개 발언과 비공개 로비를 총동원해 자국 내 미군 유치를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리투아니아가 지난 11일 나토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의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에 응한 것 역시 미군 병력을 유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폴란드는 파병 취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트럼프는 독일에서 감축되는 미군을 폴란드에 재배치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폴란드와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발언했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이번 (블랙잭 여단) 배치 취소는폴란드와 관련된 사안은 아니다”라며 “앞서 발표된 유럽 내 일부 미군 주둔 변화와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