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한겨레2026. 5. 17. AM 9:28

G2 시대, 미·중의 전략게임 [세계의 창]

지난 15일 중국 최고 지도부 업무·거주 공간인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왕신셴 | 대만 국립정치대학 국제관계연구센터 소장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15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두번째 열린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두 정상의 공개 발언에는 분명한 시각 차이가 드러난다. 시 주석은 “백년 변국의 가속화”, “투키디데스 함정 극복”,“대국의 세계적 책임” 등을 언급하며 국제 질서와 미-중 관계의 구조적 의미를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개인적 관계를부각시키며 미-중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과보잉 항공기 구매를 통해 공화당 지지층을 안정시키려는 정치적 계산도 엿보였다.참석자 구성 역시 주목할 만했다. 특히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함께 확대 정상회의 테이블에 앉은 것은 매우이례적이었다. 이는 군사안보, 핵무기 통제, 대만 무기판매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는지를 보여준다. 미국 쪽 수행단에는스페이스엑스(X), 엔비디아, 애플 등 주요 기업 인사들도 포함돼 미국 재계가 중국 시장을 여전히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경제·무역 분야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핵심 현안에서는 여전히 양쪽의 입장 차이가 뚜렷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란 문제와 대만 문제였다.이란 문제에서 미국은 공개적이고 강경한 표현으로 책임을 이란에 돌렸지만, 중국은 “이 충돌은 애초 발생해서는 안 됐으며 계속될 이유도 없다”며보다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이 절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미국에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재차언급했다. 양쪽 모두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 해결 방식은 제시되지 않았다.대만 문제에서는 시 주석이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는 2022년 조 바이든대통령에게 했던 “양국 관계에 전복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표현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강경한 수준으로, 외교 갈등 차원을 넘어 군사 충돌가능성까지 직접 거론한 것이다. 반면 미 백악관은 대만 문제의 비중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회담 중 여러차례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고 인정했다. 또 중국이 ‘대만 독립’을 이유로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시 주석이 물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관계가 좋기 때문에 중국은 대만을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동시에 미국은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대만은 미국과 거리가 멀고, 대만의 미국산 무기 구매가 중요하다고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대만 독립을 원하지 않는다”는 발언까지 내놓았다. 미·중 양국의 압박 속에서 대만 당국이 더욱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상황임을 보여준다.한편 중국은 반복적으로 “중·미(미·중)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강조하며 향후 최소 3년 이상 양국 관계 안정의 틀을 만들려 했다. 이는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관계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미가 강하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직접 호응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이번 정상회담은분위기 자체는 비교적 우호적이었고 일부 합의도 도출됐지만, 핵심 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으며 공동성명이나 공식 합의문도 발표되지 않았다.미-중 관계는 한번의 회담으로 결론이 나는 관계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전략 게임에 가깝다. 더구나 이번 회담은 중국의 ‘홈그라운드’에서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미를 제안한 상태이며,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추가 정상회담 가능성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 표현처럼 ‘주요 2개국’(G2) 체제는 이미 형성됐고, 미-중 관계는 우리가 세계정세를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되었기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