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경향신문2026. 5. 17. AM 11:26

쿠바, 전쟁 예감?…생존 지침서까지 배포

방문한 CIA 국장과 회담 후 공개미국, 라울 카스트로 기소 조짐소련제 무기로 훈련 모습도 보도미국의 봉쇄로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쿠바에서 미군의 공습 가능성에 대비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쿠바정부가 시민들에게 공습 상황 대처 요령이 담긴 생존 지침서를 배포했다.최근 쿠바 지방정부 웹사이트에 ‘보호하고, 저항하고, 살아남아 승리하라’는 제목의 생존 지침이 게재됐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보도했다. 쿠바 수도 아바나 지방정부는 전날 이 지침서를 웹사이트에 올리며 “적의 공격 가능성에 직면했을 때 생명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소개했다. 중부 상크티스피리투스주의 라디오 방송국도 이날 지침서 파일을 게시했다.지침서에는 공습경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식수·식량·의약품·위생용품 등이 포함된 가족 비상용 키트를 준비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응급처치 방법을익히고 민방위 당국이 제공하는 정보에 귀 기울일 것도 권고했다.지침서는 지난 14일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아바나를 방문해 쿠바 당국자들과 회동한 후 공개됐다. 쿠바 측은 자국이 미국의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측은 쿠바가 중국·러시아의 감청 기지 운영을 허용해 미국의 이익을 저해했다고 주장한 것으로전해졌다.방문 직후 미국에서는 라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 기소 가능성이 거론되며 쿠바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미 법무부는 1996년 쿠바공군이 미국 내 쿠바 망명자들이 만든 단체 소속 항공기를 격추한 사건을 문제 삼을 것으로 전해졌다. 1959년 쿠바 혁명을 이끈 피델 카스트로의동생인 카스트로 전 의장은 2015년 미·쿠바 국교 정상화를 주도했다. CNN은 카스트로 전 의장이 기소될 경우, 미국이 지난 1월베네수엘라에서 했던 것 같은 군사작전을 쿠바에서도 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될 것으로 봤다.쿠바 국영 언론은 피델 카스트로가 구상했던 ‘전인민전’의 일환으로 민간인들이 군사 훈련을 받는 모습을 보도했다. 이는 쿠바 국민이 외세의 침략에맞서 게릴라전을 벌인다는 구상이다. 공개된 사진에는 쿠바인들이 오래된 소련제 무기로 훈련하거나 소를 이용해 대공포를 이동시키는 장면이 담겼다.미국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쿠바군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장기 저항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사 사학자 할 클레팍은 CNN인터뷰에서 “쿠바는 주민들을 동원하고 대피시키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현대식 무기가 부족하더라도 지상전에서 끈질긴 저항을 이어갈 수 있다고봤다.미 행정부는 지난 1월부터 대쿠바 석유 금수 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쿠바에서는 하루 20시간 이상 정전이 이어지는 등 전력·경제난이 계속되고있다.